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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을 잘쓰는 방법

제가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고 글도 잘 쓰지 못하기 때문에 말을 잘하고 글을 잘쓰는 분들은 보면 많이 부럽습니다.  유시민 전 의원의 토론하는 모습과 쓴 글을 보면 너무 부럽습니다.  유시민 전 의원이 글을 잘 쓰는 방법으로 강의를 한 내용이 있어 공유합니다. 텍스트 정리는 클리앙의 클리앙마님께서 해 주셨습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많은 사람들이 그를 ‘문재(文才)’라며 글 쓰는 재주가 타고 났다고 말하지만 정작 자신은 글 쓰는 재주도 없을 뿐더러 글로 상을 타본 적도 없었다고 한다. 처음 글을 쓴 것은 1980년 4월 병영거부선언문을 쓴 것이 처음이라고 하는데 그 다음 84년 구속 되었을 때 항소이유서도 썼는데 글이 좋아서인지 징역을 마치고 나오니까 맨날 글 쓰는 일만 하게 되었다며 그것이 자신이 글을 쓰게 된 계기였다고 말한다. 


유 의원은 논술학원에 보내는 것만으로 글을 잘 쓰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복지부 장관으로 있을 때 공무원들로부터 보고서를 받아보면 보기 쉽게 만든다고 만들어왔는데 읽어서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더라. 그래서 국민들이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보고서를 직접 써보기도 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말을, 전달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잘 전달되도록 메시지를 연결하는 것”이라며 좋은 글쓰기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유 의원은 “읽기가 중요하다. 많이 읽지 않고 글을 잘 쓰는 것은 몇몇 타고난 사람을 제외하고는 없다. 생각을 글로 쓰는 것이다. 생각은 언어를 통해 이뤄진다. 언어는 어휘, 단어로 구성되는데 사람마다 사용하는 어휘의 총량이 다르다. 어휘를 많이 알아야 글 잘 쓸 수 있다. 어휘를 많이 알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며 책 읽기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한편 유 의원은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영어몰입교육에 대해 비판했다. 

“요즘 인수위원장이 오렌지를 어륀지라고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한다고 외국어를 잘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말과 영어는 발성법 자체가 다르다. 우리말은 입을 중심으로 말하고 영어는 목을 중심으로 한다. 영어 잘하게 한다고 어린아이의 혀를 짧게 하는 수술을 한다고 하는데 그것 역시 잘못된 것이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아이들이 혀 수술 안 해도 영어 잘하지 않는가. 발성이 다르기 때문에 발성을 익힌 것이다.”며 아무 생각 없이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인 따라 하기를 비판했다. 


유 의원은 “우리말과 우리글을 잘 쓰는 사람이 외국어도 잘한다. 우리말을 못하면 외국어를 배워도 중언부언 한다. 모국어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나는 유학 시절 논문을 제출했을 때 독일어를 잘하지 못했지만 독일어를 잘하는 사람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우리말과 우리글을 통해 익힌 글쓰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모국어 교육을 경시하는 현실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유 의원은 자신이 글에 자신감을 가진 배경도 설명했다. “글 읽는 양이 어휘구사능력과 직결된다. 나는 예전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 소설 토지 1부를 5번 읽었다. 토지는 우리말을 풍부하고 적절하고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읽고 잊어버리고 읽고 잊어버리고...를 계속하면 어느 순간 (머릿속에) 입력된 어휘들이 출력되기 시작한다. 반복해서 읽으면 좋다.”며 좋은 책을 반복해서 읽을 것을 주문했다. 

유 의원은 “지금도 나는 독수리타법으로 컴퓨터를 사용한다. 손가락 두 개로 똑따기처럼 치는 게 아니라 5~6개 정도를 이용하지만 거의 독수리타법에 가깝다. 옛날 민주화운동 시절에 급하게 급하게 글을 쓰다 보니 제대로 타이핑을 배우지 못했다. 그렇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을 글로 표현하는 것에는 부족함이 없다. 글쓰기는 ‘손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타이핑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손으로 글을 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손으로 글을 쓸려면 생각부터 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글쓰기 조건은 실제로 글을 많이 쓰는 것이다.”라며 처음으로 자신이 독수리타법임을 밝혀 한때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유 의원은 마지막으로 “많이 쓰는 것 이외는 좋은 방법이 없다. 많이 읽는 것이 전제조건이면 충분조건은 많이 쓰는 것이다. 그리고 글을 쓰고 난 뒤 읽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 글을 읽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시, 소설, 수필...어떤 형식이건 관계없다.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상은 자기 사상이 아니다.”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는 노력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유시민의 글 잘 쓰는 방법 


① 첫 번째는 어휘 

  • 좋은 책을 반복해서 여러 번 읽으며 어휘를 익힌다. (박경리 선생의 토지 1,2권을 10번 이상(최소 5번 이상) 읽기를.) 
  • 토지는 우리말 어휘를 풍부하고 정확하고 예쁘게 구사한 소설. 
  • 새로운 어휘를 외우려 노력하지 말고 그냥 한 번 읽고 잊어버리고 또 한 번 읽고 잊어버리고….  이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어휘들이 나의 것이 되어 있고 새 어휘를 출력할 수 있게 된다. 
  • 좋은 글은 말하듯이 옮겨 놓은 것이 가장 좋은 글. 
  • 좋은 글은 써놓고 읽어보면 듣기 좋다. 
  • 그럴듯하지만 읽어보면 어감이 나쁜 글은 잘못된 글. 
  • (이오덕 저 '우리글 바로 쓰기'(1권은 필수)를 추천) 

② 두 번째는 정신의 면역력 

  • 나쁜 글을 읽을 때 잘못 써진 것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이를 멀리 할 수 있어야 한다. 


③ 세 번째 

  • 글을 쓸 때는 이것이 확정적 사실에 관한 것인지 나의 주관적 판단(해석)에 관한 것인지 구별하고 
  • 나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된 문장에 대해서는 그 판단의 근거를 제시하라. 


④ 글 잘 쓰는 마지막 요령 

  • 항상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끊임없이 기록하라. 
  • 생각은 그림자 같은 것이다. 
  • 길을 걸으며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바로바로 적을 수 있어야 한다. 
  • 작은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무엇인가 머릿속에 스치고 지나가면 캐치 해야 한다. 
  • 완벽한 문장으로 쓰지 않아도 상관없다. 
  • 일단 메모를 해야 한다. 
  • 누군가를 기다릴 때, 메모를 해보라. 
  • 자기 주위의 모든 것을 묘사하고 기록해야 한다. (그림을 그리 듯 ex)'저기 꽃이 있다. 그리고 앞에는 한 연인이 지나간다…….') 
  • 유시민 의원은 20대 중후반에 끊임없이 쓰는 훈련을 했다고 함. 
  • 메모장을 가지고 다니면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어떤 것, 어떤 상념, 어떤 단상 잡아야 한다. 
  • "기록되지 않은 사상은 사상이 아니에요. 기록되지 않은 논리는 논리가 아니에요." 
  • 반드시 글로 기록한 것만이 확실하게 남는 것이다. 
  • 조는 친구의 뒷모습, 주위 풍경. 
  • 그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 그것을 절절하게 자기 생각 그대로 옮기는 훈련을 하루에 20~30분 짬 내서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 일주일이면 210분 차이가 난다. 
  • 한 달이면 800분(13시간)의 차이가 난다. 
  • 한 달에 13시간 글쓰기 훈련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 글쓰기에 관한 한 초등학생과 대학생 정도의 차이가 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