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사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새 별명을 얻었다. '버럭 이명박'이다. 요즘 정부부처 업무보고 시 공무원의 무사안일을 질타하는 모습을 일명 '호통 개그'로 인기를 누리는 개그맨 박명수에게 빗댄 것.
이미 '공무원은 머슴이다'라고 규정한 이대통령은 21일 광주 영산강환경관리청에서 열린 환경부 업무보고에서 "혹시 슈퍼컴퓨터에 걸맞은 고급 인력이 없어서 그런지 이유를 모르겠지만 정확한 기상예보에 더욱 신경쓰라"며 빈번한 기상 오보에 일침을 놓았다. 이에 누리꾼들은 수백개의 댓글을 달며 치열한 논란을 벌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일기예보가 안 맞기는 너무 안 맞는다. 장사하는 사람은 이 때문에 손해도 많이 본다"며 툭하면 틀리는 기상예보를 비난했다.
그러나 상당수 누리꾼은 이대통령의 지적에 맞장구를 치기보다는 "'질타 명박' 오늘도 시작이군. 내일은 어디냐" "오늘도 호통개그는 이어진다. 오늘은 기상청인가?" 등의 댓글을 달며 이대통령의 호통 업무보고에 못마땅한 기색을 내비쳤다.
ID가 'lovmate'인 누리꾼은 "기상청 정확도가 떨어진 것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기상이변 자체가 늘어나고, 슈퍼컴퓨터가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변변한 수치 데이터도 없고, 예측 모델도 외국산이라 아직 국산화가 안됐고, 기상위성도 얻어 쓰는 신세이기 때문"이라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부처별 업무보고에서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을 매섭게 질타하던 이명박 대통령이 법무부를 극찬한 것으로 21일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김경한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보고서 용지가 컬러로 작성된 다른 부처와 달리 흑백으로 인쇄돼 있어 좋다”고 칭찬했다. 이에 소병철 기획조정실장은 “컬러로 인쇄를 하면 한 부당 2만원이 들어 비용을 아끼기 위해 흑백으로 인쇄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바로 그 점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다. 법무부가 실용적으로 잘했다”고 거듭 칭찬했다. 허례를 싫어하는 MB식 실용주의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대통령의 칭찬은 업무보고 내용으로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내용이 아주 알차게 되었다고 본다. 보고를 받으면서 법무부의 긍정적인 측면을 많이 찾았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검찰이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오려고 노력하고 있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이어 “새로운 선진 일류국가를 만드는 중심에 법무, 검찰이 있다”며 “앞으로 큰 기대를 하겠다”고 격려했다.
이와 관련, 법무부 업무보고 중 ▲법질서 확립을 통한 경제살리기 기반조성 ▲기업하기 좋은 법제정비 ▲불법·폭력 집회 및 정치파업 근절 등이 ‘MB코드’에 맞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4·9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거짓 네거티브·명예훼손 근절 방침’은 지난 대선 때 BBK 공세로 상처를 입은 이 대통령의 마음에 와 닿았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아무리 봐도 코미디다.
이제 정부 청사의 컬러 프린터가 흑백 프린터로 바뀌지 않을까? 혹시 레이저 프린터가 아닌 도트 프린터라면 더욱 칭찬 받지 않을까 싶다.